대체로 사과는 공감의 제스처다. 상대의 감정을 상하게 한 것에 대한 후회의 표현이다. 사과를 한다는 건 상대의 기분을 이해하고 그래서 상대에게 상처를 준 점에 대해 충분히 후회함을 보여주는 거이다. - 대니얼 얀켈로비치

사람과 사람의 관계에서 상대방을 이해하는 것도 참 어려운 것이지만 상대방에서 사과하는 것도 참으로 어려운 일입니다. 그리고 내가 잘 못한 것 인지에 대하여 인지하는 것도 어려운 것 같구요. 저도 늘 그런 부분에 대하여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는 것 같아서 마음을 담아 사과하는 것에 대하여 늘 마음속에 담아 놓으려고 합니다.
예의의 기술 - 예의가 몸에 붙는 규칙에서 마음을 담아 사과하기에 대하여 책에 정리된 내용 적어 보았습니다.
길지는 않지만 어느정도 공감되고 또는 몰랐던 부분이 있어서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마음을 담아 사과하기

사과는 예의바른 행동이지만 그렇다고 사과를 많이 하는 사람이 더 나은 사람인건 아니다. 상대의 생각을 더 많이 이해하고 존중할수록 사과의 횟수는 줄어든다. 사과하기 전에 사과할 일을 아예 만들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누구나 완벽하지는 않고 그래서 아직도 사과는 바르고 사려깊은 사람의 소중한 자산이다.
사과를 할 때는 내가 잘못했다는 사실을 깨닫고 그 상황을 바로잡고자 노력한다. 사과는 신중하게, 진심으로, 구체적으로 해야한다. 설명이 장황하거나 너무 구체적일 필요는 없지만, 정확히 무엇을 잘못했는지 그 행동잉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를 뚜렷이 이해해야 하고 또 변명의 여지가 없다는 점도 밝혀야 한다.

목발에 몸을 의지한 노파가 힘겹게 상점 입구의 문 쪽으로 다가왔다. 반대편에서는 한 여성이 애완견을 데리고 걸어왔는데 애완견은 긴 목줄에 매인 채 발발거리며 돌아다니고 있었다. 노파를 발견한 그 개가 갑자기 짖으며 노파에게 달려들었다. 깜짝 놀란 노파는 균형을 잃고 순간 휘청거렸다. 개가 거의 노파를 물 지경이 되었을 때야 여성은 개의 이름을 부르며 목줄을 잡아당겼다. 감동스럽게도 그 상황에서 노파는 다정한 말투로 "물리지는 않았으니까 괜찮아요"라고 말했다. 개는 여전히 짖어대며 노파에게 달려들 기세였다. 여성은 "우리 개가 목발을 생전 처음 봐서요"라는 마을 던지고는 빠르게 스쳐 지나갔다.


노파가 거의 넘어질 뻔하는 모습에 속으로는 이 여성도 왜 진작 개의 목줄을 당기지 않았을까 하고 후회했을지 모른다. 그러나 상황이 어찌 되었든 상황 설명이 아닌 사과가 먼저 나왔어야 했다(예를 들어 "죄송해요, 목줄이 너무 길었나봐요"). 그리고 설명의 내용 또한 책임을 전가하는 내용이 아니었어야 했다. 여성은 개를 통제하는 책임이 자신에게 있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오히려 사태의 원인 제공자가 목발을 짚은 노파라는 듯 이야기 했다.
사과를 하는 것과 결백을 입증하는 일은 별개다. 둘을 한꺼번에 하려고 들지 말자. 방금 들려준 이야기에서는 개를 데려온 여성이 그 실수를 저질렀다. 이런 식으로 사과의 진정성을 떨어뜨리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 "통화 중에 목소리를 높여 죄송합니다만, 제가 요즘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나 봅니다." 이런 가짜 사과를 살면서 얼마나 자주 듣는가. 하지만 진심 어린 사과라면 이런 식이 될 것이다. "통화 중에 목소리를 높여서 죄송합니다. 변명의 여지가 없는 제 잘못입니다. 다시는 그런 일이 없도록 주의하겠습니다. 달리 더 드릴 말씀이 없네요." 때에 따라서는 사과를 받아들이는 상대가 나 대신 변명의 여지를 줄 것이다. "괜찮습니다. 그렇게 말해줘서 고마워요. 요즘 다들 스트레스를 많이 받잖아요." 이런 식의 용서가 당연한 건 아니므로 미리 기대하지는 말아야 한다.

상대의 항의에 솔직하게 답하느냐에 따라 사과의 진정성이 결정된다. 잘못했다는 판단이 든다면 진심으로 사과하라. "어떤 기분인지 압니다.", "왜 그러시는지 잘 압니다.", "상황을 바로잡고자 노력 중입니다." 같은 표현은 모두 진심을 담은 사과가 아니다. 주로 책임을 회피할 때 쓰는 표현이다.

"아, 잠시만요, 깜빡하고 안 가져온 물건이 있는데 좀 가져올게요." 계산대에 점원이 바코드를 찍던 중 고개를 들었을 때는 계산을 하려던 여성이 이미 진열대 사이로 사라진 다음이었다. 3분은 족히 지나서야 이 여성은 다른 물건들을 가지고 돌아왔다. 여성은 뒷줄에서 기다린 사람들에게 "죄송해요. 기다려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말했다.


이는 정중함이라는 포장지로 감춘 무례하고 불편한 사과의 말이다. 이 여성은 다른 사람들을 기다리게 만드는 일이 잘못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건데도 자신의 편의를 위해 행동한 것이다. 결국 그녀의 사고는 진심이 담기지 않은 공허한 사과의 말일 뿐이다. 진심 어린 사과란 상대에 대한 배려가 없는 자기만족 같은게 결코 아니다. 이 이야기에서 그 여성이 정말로 다른 이들에게 예의를 지키고 싶었다면, 자기가 이미 가져온 물건에 대한 계산은 일단끝낸 후 진열대로 돌아가 추가할 물건을 가져다가 계산대 줄을 다시 섰어야 했다.

왜 그토록 사과하는 일이 어려울까? 진실한 사과의 말이 나오려면 자존심과의 싸움에서 이겨야 하기 때문이다. 사과를 하는 순간 자신의 입지가 약해지리라는 생각에 종종 상대가 먼저 사과하기를 기다린다. 그러나 먼저 용기를 내서 사과하면 생각지 못한 큰 카타르시스를 경험할 수 있다. 믿기 어렵겠지만 나는 사과를 즐긴다. 마치 빛이라도 갚은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아진다. 상황을 원점으로 돌리는 것이다. 사실 잘 생각해 보면 사과라는 행위는 윤리적으로 진 빚을 갚는 것과 같다. 그래서 "사과를 빚지다 I owe you an apology"라는 표현이 있나보다.

마지막을 당부하고 싶은 말은 사과를 했다고 해서 상대가 그 사과를 당연히 받아들이리라는 기대는 하지 말라는 것이다. 특히 어렵게 사과의 말을 꺼냈다면 상대가 그 노력을 가상히 여겨 금방 용서하리라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사과가 어려웠을 정도라면 상대도 이미 큰 상처를 받았을 테고 용서도 그만큼 어려울 수 있다고 생각하자.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했다고 해서 상대가 받은 상처가 사라지는 건 아니다. 용서하기까지 시간이 좀 필요할지도 모른다. 이런 경우는 상대의 감정을 존중하고 나중에 더 나은 상황에서 다시 사과를 해야겠다는생각에 만족하자. 그때까지는 시간을 두고 달라진 내 모습을 보여주자.

사람과 사람의 관계. 예의도 기술입니다. ^-^

 

'Entertainment'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예의의 기술 - 성취욕과 예의  (0) 2012.03.03
건설적 비판은 좋은 것  (0) 2012.02.25
예의의 기술 - 포용하기  (0) 2012.01.01
예의의 기술 - 인사  (0) 2011.12.30
The Beatles--I Will  (0) 2011.12.18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