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앵그리버드가 홍콩에 상장시킬 것이라는 뉴스가 나온지 얼마 되지 않아 이번에는 중국 본토이자 중국의 경제 심장부인 상하이에 헤드쿼터를 두겠다고 발표했다.
그들의 고향 핀란드를 벗어난 첫번째 번식지가 저작권, 상표권 보호에 가장 어려움을 겪는 중국이라니… 로비오(Rovio)는 도대체 무슨 심산일까?
로비오의 공동창업자인 피터 베스터바카 (Peter Vesterbacka)는 대수롭지 않게 얘기한다.
“중국은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가장 큰 마켓입니다. 앵그리버드를 만난 5억명의 유저들 중 1/5인 1억명이 중국에 있죠. 아직까지도 마켓이 성장하고 있다는 것은 정말 놀라운 사실입니다. 이제 중국은 시작하는 마켓입니다.”
그렇다. 중국에서는 얼마 전 애플 앱스토어가 인민폐 결제를 허용하기 전까지만 해도 손쉽게 어플을 구매할 방법이 없어 자연스레 불법 다운로드를 받을 수 밖에 없었다. 그뿐인가, 지긋지긋한 구글과 중국정부의 줄다리기로 안드로이드 마켓은 구경조차 힘들다. 실제로 중국에서 정식으로 발매된 안드로이드OS 모바일 기기에는 안드로이드 마켓이 없다. 이 때문에 외국에서 밀수로 들여온 기기들이 인기가 더 많다. 이런 양면성이 두드러지는 중국 시장에 로비오는 무엇을 얻고자 하는 것일까?
사실 로비오는 그들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이미 끝냈다. 모바일 게임을 만들던 로비오에서 종합엔터테인먼트 기업인 디즈니와 EA가 되는 것이 그들의 목표다.
그렇기 때문에 애니메이션 제작과 테마파크 건설까지 뛰어들고 있는 것이다. 그들의 목표가 성공을 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조건이 성립되어야 한다. 캐릭터와 브랜드다.
피터 베스터바카는 그 점을 명확히 인식하고 있다. “우리에게는 전 세계에 1억명의 팬이 있습니다. 그리고 매달 170만 명의 새로운 친구들이 우리를 새로 만나고 있으며 구글 모바일광고의 10%가 앵그리버드에서 나옵니다. 아마도 페이스북보다 더 빨리 성장하는 브랜드일 것입니다.”
앵그리버드가 미국에서 미키마우스와 코피 터지게 싸우느니 자녀들에게 돈을 아끼지 않는 중국으로가 동심을 사로잡는게 현실적인 선택이라고 판단되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핀란드에서 날아온 앵그리버드가 중국 명절에 맞춰 월병이벤트를 하고, 2012년 용띠해를 맞아 스페셜에디션을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중국회사보다 더 중국회사 같은 회사를 만들겠습니다.”는 피터 베스터바카의 얘기에서 로비오의 의지가 더욱 와닿는다.
새에서 용으로 진화하는 그들의 벤처가 중국인들에게 어떠한 사랑을 받을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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